사유의 길 206

동창(東窓)이 밝아옵니다.

동지(冬至)가 가까워지니 8시가 넘어야 동창이 밝아옵니다. 거실의 창이 동쪽으로 내어 있어서 아침은 좀더 일찍, 더욱 밝게 맞이합니다. 덕분에 동향집에 살면 좀 더 부지런해지는것 같습니다. 남구만의 시조가 떠오릅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아니 일었느냐. 재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사유의 길 2023.12.08

大雪아침의 小考

새벽 산책길에 그믐달이 예쁘게 길손을 맞이합니다. 오늘이 대설인데 어제 비 온 뒷끝이라 그런지 날씨가 맑고 포근합니다. 저 그믐달 처럼 비우고 또 비워서 태초로 돌아갔다가, 다시 초승달에서 채우기 시작하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로 이어지는 가장 정직한 순환의 우주 질서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지금 내 삶 또한 많이 비워내는 연습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비워내야 채울 수 있는 공간과 여유가 있듯이... 행복한 삶은 가장 소박하고 정직하게 비움과 채움의 선순환의 연속이라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랍니다.

사유의 길 2023.12.07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

오늘 아침은 많이 포근하다는 일기예보에 6시에 아침 강변길 산책에 나섰습니다. 언제나 처럼 산책길에는 KBS Kong Classic FM을 청취하며 그냥 걷는길이 참 행복합니다. 7시 출발 FM과 함께 오프닝 멘트에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는 무엇일까요? 라고 묻는데 무심코 난 "눈깜박할 새" 라고 혼자 중얼거립니다. 그러나 정답은 "어느새"라고 진행자가 말합니다. 맞습니다. 어는새 벌써 2023년 달력은 달랑 한 장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달도 채 남지않은 올해도 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야겠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사유의 길 2023.12.05

지성이면 감천이다.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다' 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으로 알고 있는 내용은 지성껏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해서 소원이 이루워 진다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세계에는 지성이란 앉은뱅이와 감천이란 맹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지성이란 사람은 기어 다니는 앉은뱅이 인데 날씨가 추운 겨울밤 이 되면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남의집 꿀뚝을 끌어않고 밤을 보내고, 낮에는 장터를 돌아 다니며 빌어 먹으며 살아 갔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장터에서 구걸하는 감천이란 맹인을 만났습니다.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었기에 두사람은 끌어 앉고 울면서 같이 살기로 하였습니다. 지성이란 앉은뱅이는 감천이란 맹인에게 자기를 업고 다니면 길을 안내하여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감천이란 맹인이 지성이란 앉은뱅이를 엎고 장터에 나타나면..

사유의 길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