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자귀풀 이야기

Green Guardian 2025. 8. 31. 09:14

옛날 옛날,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마을에 '자귀풀'이라는 아주 특별한 풀이 살고 있었어요. 자귀풀은 다른 풀들과는 다르게, 밤이 되면 잎사귀를 꼭꼭 닫고 잠을 잤답니다.
​자귀풀에게는 '자귀'라는 아주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자귀는 밤이 되면 잎사귀를 덮어주는 이불 같은 존재였죠. 낮에는 자귀가 없어도 잎사귀들은 햇살을 듬뿍 받으며 활짝 펼쳐져 있었어요. 하지만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자귀풀은 슬슬 잠이 올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자귀야, 이제 잘 시간이야. 내 잎사귀를 덮어줘."
​자귀풀이 속삭이면, 신기하게도 잎사귀들이 하나둘씩 서로 마주 보며 착, 착, 덮이기 시작했어요. 마치 엄마가 아기를 재우려고 이불을 덮어주듯 말이에요. 잎사귀들이 모두 덮이면, 자귀풀은 밤새 푹 자고 다음 날 아침 햇살이 비칠 때까지 깨지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달팽이가 자귀풀 옆을 기어가다가 궁금해서 물었어요. "자귀풀아, 왜 밤만 되면 잎사귀를 덮고 자는 거야?"
​자귀풀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어요. "나는 잠이 많은 풀이거든. 밤이 되면 잎사귀를 덮어서 밤의 차가운 기운을 피하고, 푹 자야 다음 날 더 싱싱하게 자랄 수 있어. 그리고 이렇게 잎사귀를 덮어두면 나를 괴롭히는 벌레들도 찾아오지 못하거든."
​달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기해했어요. 자귀풀은 밤이 되면 스스로를 지키는 지혜로운 풀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자귀풀을 '자귀'가 잎사귀를 덮어주는 풀이라고 해서 '자귀풀'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자귀풀은 그렇게 매일 밤 잎사귀를 이불 삼아 덮고 자고, 아침이 되면 다시 활짝 잎사귀를 펼치며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답니다.
​그리고 자귀풀은 예쁜 꽃도 피웠어요. 마치 분홍색 털실로 만든 작은 빗자루처럼 생긴 꽃이었죠. 사람들은 그 꽃을 보며 "와, 잠꾸러기 자귀풀이 예쁜 꽃까지 피웠네!"라며 기뻐했답니다.
​자귀풀은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밤을 보내고, 낮에는 예쁜 꽃과 싱싱한 잎사귀를 보여주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우리 풀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주가리 이야기  (0) 2025.09.08
닭의장풀 이야기  (0) 2025.09.06
살갈퀴 이야기  (1) 2025.08.31
애기나팔꽃 이야기  (1) 2025.08.31
둥근잎유홍초 이야기  (1)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