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박주가리 이야기

Green Guardian 2025. 9. 8. 12:02

옛날 옛적, 푸른 숲속에 박주가리라는 아주 특별한 식물이 살았어요. 박주가리는 초록색 넝쿨로 여기저기 뻗어 나가며 숲의 친구들을 만나는 걸 좋아했답니다.
​박주가리가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꼬투리 속에 숨겨둔 씨앗들이었어요. 마치 요술 주머니처럼 생긴 길쭉한 꼬투리가 점점 통통하게 익으면, 박주가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죠.
​"언제쯤이면 나의 아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까?"
​가을이 깊어지고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할 무렵, 박주가리의 꼬투리가 '톡!' 하고 터졌어요. 그러자 그 안에서 하얗고 가벼운 솜털을 이불처럼 덮은 아기 씨앗들이 뿅하고 나타났답니다.
​"안녕! 우리는 이제 여행을 떠날 거야!"
​아기 씨앗들은 솜털 날개를 활짝 펴고, 마치 작은 낙하산 부대처럼 둥실둥실 하늘을 날아다녔어요. 살랑이는 가을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어떤 씨앗은 냇가에, 어떤 씨앗은 언덕 위에, 또 어떤 씨앗은 숲속 한가운데에 내려앉았죠.
​박주가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아기 씨앗들을 보며 행복하게 미소 지었답니다. "내년엔 더 많은 초록빛 박주가리들이 숲을 가득 채우겠구나!"
​그렇게 박주가리의 씨앗들은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이듬해 봄이 오면 다시 초록빛 넝쿨을 뻗어 올리며 숲의 이야기를 이어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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